가게 셔터를 반쯤 내리다가 문득 고개를 든 순간이었습니다. 골목 위로 하늘이 진한 남색으로 내려앉아 있었고, 지붕과 지붕 사이로 별이 몇 개 떠 있는 게 보였습니다. 낮에는 정신없이 손님 받고 물건 정리하고 계산대 앞에 서 있다 보면 하늘 한 번 올려다볼 틈도 없이 하루가 지나가는데, 셔터를 마저 내리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올려다봤습니다.

춥지도 않고 그렇다고 포근하지도 않은, 딱 그 사이 어디쯤의 저녁 공기였습니다. 혼자 가게를 보다 보면 이런 시간에 누구랑 얘기 나눌 일도 없어서, 그냥 서서 별이나 세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다시 올려다보니 아까 그 별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더군요…
바쁘게 살다가도 이렇게 하늘 한 번 보는 걸로 하루가 마무리되는 날이 있습니다. 그 잠깐이 저한테는 [하루 중 가장 조용한 시간]인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