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동네를 지나다 보니 골목이 유난히 조용해서 걸음을 늦추게 됐는데, 분홍색 벽에 빨간 지붕을 얹은 집 앞에 오토바이 한 대가 가만히 세워져 있고, 그 옆으로 나무들이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더라구요, 하늘은 어스름해서 딱 그맘때 색이었고, 요즘 이직 준비한다고 여기저기 면접 다니느라 낯선 동네를 걸을 일이 많아졌는데 그날도 그런 길 중 하나였습니다.
짐도 줄이고 이사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익숙한 것들을 자꾸 내려놓는 요즘인데…

그런 와중에 아무 상관없는 골목 하나가 이렇게 눈에 들어오는 게, 제 경우만 그럴 수도 있는데, 오히려 마음이 좀 가라앉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