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날리는 거 보면서 달걀을 풀었어요. 거품기 부딪히는 소리만 부엌에 가득했어요. 예전엔 아침에 뭐 해먹을 시간도 없이 나갔는데 요즘은 이렇게 손으로 뭘 만드는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요. 반죽 하나 만드는 데 30분이나 걸렸는데 그동안 딴생각이 하나도 안 났어요. 머리는 비우고 팔만 움직이는 느낌이 좋더라구요. 예전 같으면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 못 견뎠을 거야. 근데 요즘은 오히려 이 시간이 좋아요! 다 만들고 보니 부엌이 완전 엉망이었는데 그것도 그냥… 좋았어. 손에 밀가루 묻은 채로 한참 서 있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