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때문에 머리가 복잡해서 잠깐 나와 걸었어요.

골목 끝에 분홍빛 벽에 빨간 지붕을 얹은 집이 있더라구요.
그 앞에 오토바이 한 대가 가만히 서 있고, 나무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있었습니다.
퇴근하는 사람인지 출근 준비하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오토바이도 누군가의 하루를 실어 나르고 있겠구나 싶었어요.
요즘 이직 준비를 하면서 마음이 자주 조급해지는데,
이런 골목을 지날 때는 그 조급함을 잠깐 내려놓게 되네요.
필름 카메라를 다시 꺼내 든 것도 그 때문인 것 같아요.
빨리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보다, 그냥 ‘이 순간’을 붙잡고 싶어서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오늘따라 유난히 천천히 느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