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타고 오는데 창밖이 뿌옇더라고요.
마음도 딱 그 색이었어요.
회의 중에 팀장이 툭 던진 말 한마디가 계속 걸렸습니다.
별일 아닌 척 넘겼는데 속으로는 계속 곱씹고 있더라고요.
출퇴근길이 기니까 별의별 생각이 다 스칩니다.
일 생각, 돈 생각, 아까 그 말 생각.
픽 웃음 났다가 다시 가라앉았다가 그랬어요.
어깨는 뻐근한데 마음이 더 무거운 느낌이었습니다.
옆자리 사람은 신경도 안 쓰는 눈치였고요.
집에 와서 가계부 펴니 마음이 한 번 더 눅눅해지더라니더.
쓰다 보니 숫자를 보는 것 자체가 버거운 날, 다들 있잖아요.
왜 이렇게 나가는 돈은 많은지 한숨만 나왔습니다.
그래도 저녁에 악기 잡고 몇 소절 켜니까 잠깐은 개었어요!
손끝에만 집중하니 다른 생각이 좀 밀려나더라고요.
누웠는데도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흐린 채였습니다.
그냥 오늘은 그런 날이었나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