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진료 기다리다가 저도 모르게 턱 밑을 계속 만지고 있었어요.
병원 대기실 의자에 앉아서요.
이번 달 들어 같이 온 병원만 세 번째였습니다.
순서 기다리면서 목 옆을 긁고 있었는데 엄마가 그걸 보고도 아무 말 안 하시더라고요.
그게 더 마음에 걸렸어요.
원래 저는 제가 아픈 얘기를 잘 안 하는 편입니다.
두 분 다 편찮으신데 저까지 얹으면 안 될 것 같아서요.
근데 그날은 대기가 40분 넘게 걸려서 앉아있다 보니 손이 저절로 가더라고요.
집에 와서 거울 보니 턱선이 또 벌게져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그날따라 그게 서러웠어요.
아픈 걸 숨기는 게 아니라 아픈 걸 말할 자리가 없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회사에서도 마스크 오래 쓴 날은 턱선이 유독 빨개지는데 그런 날일수록 티 안 나게 더 신경 씁니다.
학교 다니면서 알바도 하는데 요즘은 병원 스케줄까지 겹쳐서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어요.
병원도 벌써 세 군데째 옮겨 다니고 있는데 이건 또 다른 얘기고요.
저녁에 빵 반죽이라도 해볼까 했는데 손 트는 게 신경 쓰여서 오래는 못 했습니다.
그냥 부엌에 서 있는 시간만 좀 늘어난 셈이에요.
누구한테 힘들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것들이 쌓이는 밤이었어요.
그냥 각자 몫이려니 하고 넘어갔습니다.
다들 자기 아픈 거 티도 못 내고 사는 날 있으실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