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에 카메라를 들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어요.
몇 주 전에 필름을 사놓고, 동네를 좀 찍어보고 싶었거든요.
근데 현관에서 신발을 신다가 그냥 다시 벗었습니다.
거울에 비친 목 쪽이 좀 붉어 보여서, 누가 보면 어쩌나 싶은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별거 아니다’ 생각하면서도 발이 안 떨어졌어요.
사실 이런 게 처음이 아니에요.
이직 준비한다고 자소서 파일만 열어놓고 며칠째 첫 줄도 못 쓰고 있고, 가계부도 다시 써보겠다고 앱만 깔아놓고 3일 정도 입력하다 말았습니다.
뭘 시작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나 싶어서 스스로가 좀 답답해요.
요즘 계속 이런 식이에요.
성장플랜에 뭐라도 써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것도 그냥 머릿속에서만 맴돌았어요.
남들은 다 잘 해내는 것 같은데 저만 문턱에서 자꾸 멈추는 것 같고…
그래도 오늘은 카메라 가방이라도 현관에 미리 꺼내뒀어요.
필름 한 통도 가방 안에 넣어뒀고요.
그게 오늘 제가 한 전부입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긴 글 죄송합니다, 분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