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반죽을 치대다가 손등을 한참 들여다봤어요. 요즘 부쩍 거칠어진 자리가 또 올라와서 밀가루가 자꾸 들러붙더라구요. 예전 같으면 그냥 넘겼을 텐데 오늘따라 웬지 눈이 가더라구요.
은퇴하고 시간이 많아지니 빵 굽는 걸로 하루를 채우고 있는데, 사실 그게 다 마음을 다독이려는 거였나 싶습니다. 큰일을 지나오고 나서는 뭐라도 손을 움직이고 있어야 마음이 좀 가라앉아서요. 반죽을 치대고 있으면 그 시간만큼은 다른 생각이 잠깐 멈추거든요.
반죽이 부풀 때까지 기다리는 그 시간이 진짜 진짜 묘합니다. 아무 생각 안 하려 해도 자꾸 옛날 생각이 밀고 들어오고, 그러다 눈물이 핑 돌아서 혼자 부엌에서 훌쩍였습니다 ㅠㅠ 누가 봤으면 빵 만들다 왜 우나 했을 텐데, 그냥 그런 날이었어요~
시험 준비까지 겹쳐서 마음이 여러 갈래로 흩어지는 요즘인데, 그래도 오븐 앞에 앉아 반죽 부푸는 걸 지켜보는 시간만큼은 너무너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다들 각자 마음 다독이는 자리 하나씩은 있으실 것 같아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