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가는 날 아침, 목 쪽이 유난히 빨갛게 올라와 있었어요.
거울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이직 준비를 시작한 지 3달째인데, 서류는 넣는 족족 떨어지기를 반복했어요.
이번엔 오랜만에 면접까지 가는 거라 긴장을 많이 했나 봐요.
씻고 나오는데 목이랑 턱선 쪽이 발갛게 올라와 있더라고요.
파운데이션으로 가려볼까 하다가 그냥 뒀습니다.
‘오늘은 이대로 가자’ 싶었어요.
가리려고 두드리다 보면 더 늦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 가린다고 마음까지 가려지는 건 아니니까요.
지하철에 앉아 가는데 자꾸 목 쪽으로 손이 갔어요.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도 아닌데 혼자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예전 같았으면 그냥 면접을 미뤘을 텐데 오늘은 일단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조금은 스스로가 대견하다 싶었어요.
면접은 그럭저럭 봤습니다.
잘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목이 빨개진 채로도 끝까지 앉아 있었다는 게 저한테는 나름 의미가 있었어요.
요즘은 필름 카메라 들고 동네를 걸어 다니면서 마음을 좀 가라앉히고 있어요.
사진이 잘 나오든 안 나오든 그 시간만큼은 조급하지가 않더라고요.
비슷한 아침을 보내신 분들도 있을 것 같아 적어봅니다.
긴 글 죄송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