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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의시간 ›눈물사연

이력서 고치다 새벽에 혼자 울었어요

어제 새벽 4시쯤이었습니다. 팔 안쪽이 가려워서 눈이 떠졌는데, 다시 잠이 오지 않아서 그냥 일어나 앉았습니다. 옆에서는 애들 둘이 곤히 자고 있고, 저 혼자 거실로 나와 노트북을 켰습니다. 이직을 준비한다고 며칠째 이력서를 만지고 있었는데, 그 시간에까지 손이 가는 것도 참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력서 경력 칸을 채우다가, 예전에 야근이 잦던 부서 이름을 적는데 갑자기 손이 멈췄습니다. 그때는 [힘들어도 버틸 만하다] 생각했던 것 같은데, 지금 돌아보니 그게 버틴 게 아니라 그냥 정신없이 흘려보낸 거였습니다. 애들 재우고 나면 그제야 제 시간이 시작되는 하루가, 벌써 몇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요즘 하루를 적어보면 이렇습니다.
– 낮에는 회사 일, 가끔 야근
– 저녁에는 애들 씻기고 재우기
– 밤 11시쯤부터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 어쩌다 지쳐서 게임 한 판 켰다가 12시를 훌쩍 넘김
– 그리고 잠은 늘 뒷순위

사실 어제도 이력서를 붙잡고 있다가 너무 막막해서 잠깐만 한다고 게임을 켰는데, 정신 차려보니 벌써 새벽 2시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또 이력서를 열었으니 잠이 늦어지는 게 당연한 것도 같습니다. 스트레스를 풀자고 켠 게임인데, 결국 잠잘 시간만 더 줄이고 있는 셈이라 이것도 참 아이러니합니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저도 제가 뭘 하고 사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결국 경력 칸 세 줄 적다가 그냥 멈췄습니다. 화면을 보다가 눈물이 났는데, 소리를 안 내려고 입을 꾹 다물고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었습니다. 애들이 깰까봐서요.

이직 준비를 시작한 지도 벌써 3주째인데, 이력서는 아직 완성도 못 했습니다. 잠을 줄여서 시간을 만드는데, 그렇게 만든 시간에도 정작 집중이 잘 안 됩니다. 낮에 회사에서 시달린 것을 밤에 또 이력서로 풀어야 하니, 몸이 쉴 틈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가려워서 깬 새벽인데, 팔보다 마음이 더 가려운 밤이었습니다. 그냥 그런 새벽이 요즘 자주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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