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빵을 좀 구워서 친정에 들렀는데, 엄마가 현관까지 나오시다가 무릎을 짚고 잠깐 멈추시는 걸 봤습니다. 놀라서 왜 그러시냐고 여쭤보니 그냥 발을 헛디뎠다고, ‘괜찮다’고 하시는데, 표정을 보니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겠더라구요.
들어가서 저녁 차려드리는 내내 그 생각이 머리에서 안 떠났습니다. 엄마는 몇 달째 무릎이 안 좋다고 하시면서도, 병원 한번 가보자고 하면 늙으면 다 그런 거라고 넘기시고, 제가 걱정할까봐 아픈 걸 숨기시는 게 오히려 더 느껴져서요…
요즘 저는 대학원 수업 듣고 아르바이트 병행하면서, 주말마다 친구들 결혼식이 몰려 있어서 시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번 달에만 결혼식이 벌써 3번이라 축의금도 만만치 않은데, 빵 재료비까지 아껴야 하는 와중에 부모님 생각은 계속 나서, 마음이 바쁘면서도 죄송한 기분이 듭니다. 과제 마감도 겹쳐 있어서 친정에 자주 들르지도 못하고요.
첫째로 드는 생각은 제가 자주 못 가는 게 문제인가 싶고, 둘째로는 간다고 해도 제가 뭘 할 수 있나 싶습니다. 통증이 있는 날인지 아닌지 엄마 표정만 보고는 구분이 안 되고, 자꾸 캐물으면 더 숨기실 것 같아서 그것도 조심스럽습니다.
배우자도 요즘 잠을 자주 설쳐서 신경이 쓰이는데, 이것까지 제가 전부 챙기려고 하면 저 혼자 지칠 것 같고, 안 챙기면 또 마음이 안 놓이고 그렇습니다. 가족 걱정을 하는 게 당연한 건지, 제가 너무 끌어안고 있는 건지도 요즘은 잘 모르겠습니다.
다들은 부모님이 아픈 걸 숨기실 때 어떻게 눈치채시나요. 통증이 있는 날의 기준을 어떻게 잡고 계신지, 혹시 알고 계신 방법이 있으면 여쭤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