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 물 주러 잠깐 나간다는 게 오늘도 이렇게 돼버렸어요. 원래 6시쯤 나가서 20분이면 끝날 일인데, 잡초 좀 뽑고 옆에 화분도 옮기고 하다 보니까 어느새 8시가 다 되어 있더라고요. ‘2시간’이 그냥 사라진 거예요.
그 사이에 하려고 했던 건 하나도 못 했어요. 오늘은 가계부 정리하는 날로 정해놨었거든요. 다시 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3일째 밀리고 있어요.
텃밭 핑계를 대긴 하는데 뭐랄까, 진짜 이유는 그냥 제가 계획을 못 지키는 거 같아요. 과제도 그렇고 운동도 그렇고, 하나 정해놓으면 꼭 다른 걸로 새어버리네요.
텃밭 갔다 오면 마음은 개운해지긴 하는데… 그러니까 그게 문제가 아니라, 그 뒤로 이어지던 것들이 자꾸 무너지는 게 문제인 거 같아요. 여러분도 하나 붙잡으면 나머지가 스르르 놓아지는 그런 날 있으실 텐데, 오늘이 딱 그랬어요.
제 경우만 그럴 수도 있는데, 텃밭은 텃밭대로 예쁘게 자라는데 정작 제 하루는 자꾸 헐렁해지는 느낌이에요.
